‘우리는 모두 계절의 국경을 넘어가는 쓸쓸한 시간여행자 출입증 같은 빵 하나씩 들고 사람들은 조금씩 겨울이 되어가는 걸까’(표제시 ‘국화빵이 피는 계절’ 부분)
모두 71편으로 구성된 시 ‧ 동시집은 주로 지금까지 쓴 시 35편과 동시 36편으로 오래도록 기록한 시편들로 이뤄져 있다.
시들은 오래 묵어서 고즈넉하고 향기롭다. 편편마다 고졸한 정취가 배어있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샤갈처럼, 동시와 함께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고희의 나이에 펴낸『국화빵이 피는 계절』(도서출판 아르코)은 2021 문화도시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를 지원받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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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귀희 시인 |
표제는 시 ‘국화빵이 피는 계절’에서 따왔는데, 이 시는 가지런한 상상적 질서와 함께 삶의 진액이 묻어나는 시로 깊은 감동의 울림을 거느리고 있다. 한 생을 살아가면서 종내 지켜보고 서 있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일까, ‘조금씩 겨울이 되어가는’ 사느라고 겪어온 북풍한설의 삶을 살아온 ‘천둥과 비바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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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속으로 걸어온 사람들이 쓸쓸한 ‘계절의 난민’ 되어 하나씩의 국화빵 봉지를 들고 걸어가는 그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설을 쓴 김만수 시인은 해설에서 최귀희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는 타고난 시재(詩材)가 있는 천상 시인이라는 느낌이었다. 시편들은 참 단아하게 정제된 서정시라는 인상을 받았고, 평소에도 언어를 갈고 닦아 정신세계를 고양시키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최귀희 시인에게는 인생을 읽는 깊은 눈이 간직되어 있음을 본다.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소한 것들의 특별함이 시의 주류를 이루고 시대정신을 옹호하고 지키며 불구화(不具化) 되고, 부조리(不條理)가 만연한 현실에 맞춰 당당히 맞서는 강당진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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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귀희 시인은 얼마 전 월간문학에 동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시의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시집에 실린 36편의 동시는 세상에 내놓는 시인의 첫 작품들이나 다름없다. 나이가 들어서 등단하고 동시를 쓰기 시작하는 그에게서 새로운 동시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의 동시는 기존의 동시가 가지고 있는 낡은 패러다임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로운 지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시집을 통해 그녀의 넉넉한 인간미와 진솔한 심성, 신실한 신앙인으로서의 종교적 지향과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올곧은 시인 정신을 본다. 이를 바탕으로 사소하고 소외된 것들에 다가가 섬세하게 감관을 열고 그들의 숨어 있는 무늬들을 읽고 듣고, 말 거는 일에 정진(精進)한다면 세상에 진정한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쏘아 올리는, 정금(正金) 같은 서정시를 써내는 단단한 시인이 되리라 확신한다.
최귀희 시인은 경주에서 태어났고 2002년 <포항문학> 시 부문 신인으로 등단했고, 2021년 <월간문학> 동시가 당선되었다. 현재 포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ㆍ4×6판(무선제본) ㆍ127쪽 ㆍ가격 7,000원 ㆍ도서출판<아르코> 054-221-5656
김동헌 기자 kimcop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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