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근대 화단의 개척자인 우송 신대식 선생의 작품들을 포항 문화예술가 창작지구인 꿈틀로의 한 다락방미술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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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대식 |
박경숙아트연구소에서는 “포항 근대 書壇의 개척자, 又松 신대식”전을 5월17일부터 6월11일까지 다락방미술관에서 연다.
꿈틀로 청포도다방에서 대각선으로 보이는 이층 전시공간 다락방미술관에 올라가면 신대식선생의 병품과 족자 등 서예 작품과 그의 삶의 흔적이 스친 아카이브 자료들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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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대식 작 월색천강수무흔(月色穿江水無痕) |
신대식은 우리지역에서 1940년대 후반부터 제일소아과(당시 주소 : 포항읍 본정 767번지)를 운영하며 평생을 의사와 서예가로서 살아왔다. 석재 서병오 제자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신대식은 1970년 제1회 향토서화전을 개최하여 서단의 서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포항 문화예술사 측면에서 그의 업적은 중요하다.
하지만 포항지역에서는 신대식의 존재와 작품성에 대하여 한 번도 회자 되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역 근대기에 활발한 의술 활동은 물론 書예술사에서 신대식이 개척자이자 첫 인물이라는 업적을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고자 마련되었다.
아울러 신대식에 대한 자료 발굴과 수집을 꾀하고 지역 근대 문화예술의 인문학적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하는 의미도 담겨 있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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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송 신대식 作 행서 1977년 작 97.8x32.2 개인소장 |
우송 신대식은 191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부친 신석우는 고향인 김천 개령면에서 부농으로 지내다 대구로 이주하였다. 일찍부터 일본어에 능통한 신석우는 당시 대구의 대표적 예원의 총수인 석재 서병오를 자연스레 만나면서 서병오의 일본어 통역이나 여러 대소사간의 사적인 일들에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신대식은 이때부터 서병오의 유마시루에 드나들며 서법을 익혔다. 강점기 시절 경성과 호남서화계와는 달리 영남지역서예계 서법의 기초 입문은 한 일자(一)를 배우면서 마제(馬蹄), 잠두(蠶頭), 역입(逆入), 도출(導出)로 시작되었다. 이어 영(永)자 8법을 익히고 그 기간이 끝나면 중국 당나라 4대가의 한 사람인 안진경의 쌍학명(𢥠鶴銘) 서첩으로 기본 임서를 하였다. 신대식도 어린 시절부터 기본법을 익힌 후 안진경 해서체를 바탕으로 석재 서병오의 웅건하고 호방한 서체와 본인의 단정한 획으로 기본을 다져 청소년기에 벌써 조선서도전(1935년)에 입선하여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신대식은 선친과 서병오의 영향으로 현재의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신인 대구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였다. 의과대학에서 소아과를 전공하고 1940년대 후반 포항도립병원에서 인턴수련이 시작되어 포항에 왔다. 대구를 떠나 아름다운 고장 포항에서의 첫 출발인 의사 생활이었다. 이 시기에 포항의 만석꾼 부자 김두만의 따님인 김명득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김명득(金命得)은 포항에서는 드물게 이화여전을 졸업한 신여성으로서 잘 어울렸다고 한다. 신대식은 유학자로서 의사이며 서예가로서 반복되는 일상과 촌음을 아껴 서예연구에 매진하면서 자신의 취미를 넘어서 자기 확신과 예술혼에 힘을 쏟았다. 1층은 환자를 진료하였고 2층에는 서실과 서책 그리고 석재 서병오, 대원군 이하응, 추사 김정희의 진적들이 벽에 걸려있었다. 병원과 주택이 함께 있어 매일 오후 늦게까지 신대식은 2층 서실에서 책을 읽고 글씨를 연구하였다. 전국의 의료인으로서는 드물게 개인전을 8회나 개최하였으며 전국의 서예계에서도 명성을 드날렸다. 일상의 생활은 사람 사귀는 사교성도 별로 없이 오로지 혼자서 자기연마로 힘을 다하여 마침내 석재풍의 행서와 초서로 휘필을 하였다.
1978년에 주위의 권고로 그가 항상 존경의 오마쥬가 된 은사 석재 서병오에 관한 내용을 충실하게 회고하는 소책자도 펴내어 스승을 알리는데 힘을 쏟았다. 1980년대가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글씨에 힘이 생겨 파획이나 비백을 남긴 장법의 작품을 제작 하였다. 그가 평생 화두로 삼은 ‘기운생동’ ‘골법용필’은 중국의 사혁이 주장한 가장 기본적 서화의 본질에 다가 가고자한 예술가에 대한 행로였다. 의사로서도 명성을 가진 예술인 신대식은 칠십 세를 몇 년 앞두고 지병으로 별세하였다. 최근에는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대구미술을 열다-석재 서병오’ 특별전에 서병오 작품과 문하생들의 작품세계를 함께 조명한 전시에도 초대되었다.
유명한 현대미술에만 관심이 쏠려있는 지역 화단의 분위기에 “포항 근대 書壇의 개척자, 又松 신대식”전을 계기로 지역 근대 미술사에 대한 중요성은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 書예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 된다.
우성희 기자 wooca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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