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가 끝나고 민원인의 시청방문이 많은 28일 오전 10시 30분, 포항시청주차장. 민원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의 차량이 빈자리를 찾아 몇 바퀴씩 주차장을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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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의 질서의식이 아쉬운 현장. 주차금지표지를 손수 밀어내고 통로에 주차를 하고 의회로 들어간 모 의원의 차량 |
그때 짙은 회색 한 대가 민원실로 이어지는 보도블록 통로 앞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서 내린 이는 포항시의회 모 상임위원장이었다. 통로 입구에는 '협조 부탁드립니다, 주차금지'라고 적힌 입간판이 서 있었다. 그는 이를 옆으로 밀어낸 뒤 그 자리에 차를 세우고 곧장 의회로 향했다.
주차한 자리는 시민이 걸어서 민원실로 오가는 동선이자, 긴급 상황에 비워 둬야 할 통로다.
포항시의회에는 의원들을 위한 별도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민원인을 위해 비워 둔 공간이다. 그 안에서도 차를 세워서는 안 되는 통로에 의원의 차가 들어섰다. 같은 시각 규정을 지키며 빈자리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하염없이 주차공간을 찾아 뱅뱅 돌고 있었다.
실망이 더 큰 이유는 공인의 위치 때문이다. 의회 운영을 책임지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이다. 평소 지역구를 중심으로 SNS에 자신의 의정 활동을 활발히 알려 온 의원이기도 하다. 시민 곁에서 시민의 불편을 대신 말하겠다던 약속과 이날 아침의 모습 사이에는 적지 않은 거리가 있다.
지난 7월 새로 출범한 포항시의회를 향한 시민들의 기대는 컸다. 의회에 대한 신뢰는 거창한 조례나 공약보다 이런 일상의 작은 장면에서 먼저 쌓이고 무너진다.
주차 한 번의 문제로 넘길 일이 아니다. 주차금지 표지판을 거리낌 없이 치우는 습관이 특권 의식에서 나온 것이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해당 의원의 성찰은 물론 포항시의회 역시 의원들의 청사 주차 질서를 스스로 점검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이한웅 기자 newskore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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