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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역사교육 콘텐츠, 농어촌마을 지속가능성 해답이 되다."꽃씨 폭탄 던지고 태극기 샌드위치 만들고…시골 향교에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

포항시 남구 장기면의 조용한 시골 마을이 아이들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장기발전연구회(회장 이종길)는 9월 6일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쳐 장기향교 일원에서 '장기향교, 태극마크 달다'(부제: 코드명 학 세마리) 프로그램의 첫 번째 테마 「유생, 의병이 되다」를 운영했다.

이날 행사에는 회차별 정원 20명을 훌쩍 넘겨 오전·오후 합계 50여 명의 가족과 어린이가 몰렸다. 신청 접수 며칠 만에 마감된 데 이어 현장에서도 추가 문의가 이어지는 등, 입소문을 타고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지난 6일 포항 장기향교에서 열린 '유생, 의병이 되다' 프로그램에서 유생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명륜당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가에 비상사태가 발생했다"…유생복 입고 의병이 되다

참가 어린이들은 도착과 동시에 하늘색 유생복과 유건을 갖춰 입고 '일일 유생'으로 변신했다. 명륜당에 둘러앉아 조선시대 향교의 기능과 장기 지역 선비들의 충의(忠義) 정신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곧이어 "나라가 위험에 처했다"는 긴급 상황이 선포됐다.

유생에서 의병으로 신분이 바뀐 아이들은 워크북과 단서 카드를 손에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한글 암호 해독에 매달렸다. 강사가 옆에서 힌트를 주자 아이들의 볼펜 끝이 바빠졌다. 암호를 푼 참가자들은 장기향교에 모셔진 성현들의 위패를 옮겨 적고, 이를 장기읍성 북문의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미션을 완수했다.

@일일 유생이 된 참가자들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워크북의 한글 암호를 해독하며 성현의 위패를 작성하고 있다.

 

■ 꽃씨로 만든 '비격진천뢰'…읍성 향해 힘껏 투척

이날의 백미는 꽃씨 폭탄 투척.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비밀병기였던 비격진천뢰를 모티브로, 점토와 배양토에 야생화 씨앗을 섞어 둥글게 빚은 '씨앗 폭탄(seed bomb)'을 만드는 체험이다.

완성된 씨앗 폭탄을 손에 쥔 아이들이 향교 누마루 난간에 나란히 서서 팔을 힘껏 뒤로 젖혔다. "하나, 둘, 셋!" 구령과 함께 폭탄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자 환호성이 터졌다. 비가 내리면 점토가 녹으며 씨앗이 싹을 틔우는 원리로, 전쟁의 무기가 생명을 피우는 씨앗으로 되살아나는 셈이다.

이어진 순서는 태극기 샌드위치 만들기. 식빵 위에 딸기잼과 블루베리로 태극 문양을, 초콜릿으로 사괘를 그려 넣는 체험에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몰입했다. 완성된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천막 아래가 한참 북적였다.

@어린이 참가자들이 꽃씨와 점토로 만든 '비격진천뢰' 씨앗 폭탄을  누마루에서 힘껏 던지고 있다.

 

■ 장기풍물단과 한마음…가을 하늘 아래 신명 나는 행진

프로그램의 대미는 장기풍물단과 함께한 행진이었다. 유생복 차림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태극 문양 소고를 손에 들고, 꽹과리·장구·북이 이끄는 풍물패를 따라 향교 앞마당과 마을 길을 돌았다.

깃발이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펄럭이는 가운데, 어린 참가자부터 어르신 풍물단원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장단을 맞췄다. 처음 소고를 잡아 본 아이들도 어느새 어깨를 들썩이며 신명에 빠져들었다.

@딸기잼과 블루베리, 초콜릿으로 태극 문양을 그려 완성한 '태극기 샌드위치'.

 

■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시골로 사람을 부른다"

주목할 점은 이 프로그램이 인구감소지역인 장기면으로 젊은 가족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항 시내에서 차로 40분 넘게 걸리는 오지 마을이지만, 잘 준비된 역사·문화 콘텐츠 하나가 아이와 부모를 자발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참가 학부모는 "일부러 시간을 내 찾아왔는데 전혀 아깝지 않았다"며 "아이가 교과서에서 보던 비격진천뢰를 직접 만들어 던져 보니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 참가자들이 장기풍물단과 함께 태극 소고를 두드리며 마을 길을 행진하고 있다.

 

이종길 장기발전연구회 회장은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사람을 불러 모을 콘텐츠가 절실하다"며 "장기라는 작은 고을이 가진 충효와 선비의 역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것이 통한 것 같다. 미래 주역인 아이들이 이곳에서 지역의 가치를 기억하고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이 사업의 진짜 성과"라고 밝혔다.

@ 오전·오후 두 차례 진행된 이날 프로그램에 정원을 넘긴 50여 명의 가족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한편 이 사업은 국가유산청 '살아숨쉬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가 지원을 받고 있으며,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장기발전연구회가 주관한다. 올해는 총 11회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이한웅 기자  newskore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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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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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석 2026-09-07 12:24:51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진진한 컨텐츠가 다음을 기다려지게
    합니다. 모두모두 화이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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