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변두리 작은 고을 장기(長鬐)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충(忠)과 효(孝)의 고장으로 이름난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서 미해병대원 21명이 유생복을 입고 한글을 쓰고 부추전을 굽고 함께 김밥을 만들며 한국 전통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 |
장기발전연구회(회장 이종길)는 7월 17일 장기면소재 봉산극기체험센터에서 '장기향교, 태극마크 달다'의 두 번째 프로그램 'K-선비, 오늘 나의 이름이오!‘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2026년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참가자 전원이 외국인으로 채워졌으며, 특히 포항 오천읍 소재 캠프무적 미해병과 훈련차 포항에 체재중인 훈련부대 미해병대원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 |
| @미해병대원들이 유생복을 갈아입고 예절교육을 받고 잇다 |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봉산극기체험센터에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등록과 동시에 유생복(도포)을 입고 두건을 쓰며 조선시대 선비로 변신했다. 첫 순서는 K-예절 체험으로, 한국 전통 인사법과 선비의 기본예절을 배웠다. 어색한 절을 따라 하다 서로 눈이 마주친 미군 장병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 |
이어진 K-글(Calligraphy) 체험에서는 지역 서예 강사의 지도로 족자에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의 진지한 설명에 참가자들이 호응하며 붓을 들었고, 완성된 족자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어졌다.
![]() |
| @김밥말이 실습 |
K-뮤직 체험에서는 풍물단과 전통악기를 접하고 ‘아리랑’을 직접 배워 따라 부르며 소고를 손에 들고 장단을 맞추고 흥에 겨워 몸을 흔들기도 했다. 마지막 K-음식 체험에서는 부추전을 직접 부치고 함께 김밥을 말아보기도 하고 단호박 식혜를 맛보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로컬음식 앞에서 "맛있다"를 연발하는 참가자들의 반응은 절정에 달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 해병 리하나 모하메드 병장은 "한국에 왔다가 이런 특별한 문화 체험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직접 붓으로 내 이름을 한글로 쓰고, 한국 전통 음악에 맞춰 북을 두드린 것이 정말 인상 깊다. 장기(Janggi)라는 곳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
또 참가자들은 인솔한 다이앤 M 햄프턴 미 해병중령은 “아버지도 한국전에 참전했다”라며 “한국과 미국은 동맹이지만 이처럼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통해 다름의 갭(gap)을 줄이고 진정한 하나가 되었다”고 감사해했다.
한편 장기는 포항 시내에서 차로 40분이 넘는 마을이지만 이 조용한 고을에는 조선시대 선비 정신의 뿌리가 살아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킨 죽계 이대임의 학삼서원, 고려시대부터 축조된 장기읍성, 그리고 충효 정신으로 빛나는 수많은 인물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이 작은 고을 장기를 문화콘텐츠를 통해 세계에 알리고 있는 주역이 바로 장기발전연구회다. 단순한 애향 모임을 넘어, 국가유산청 공모사업 선정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장기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인 K-컬처 문화상품으로 빚어내고 있다.
이종길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고향 사랑의 마음을 콘텐츠에 담아, 지역 정체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문화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종길 회장은 "장기가 지도에서 찾기 힘든 작은 고을이지만, 이 땅에 새겨진 충효 정신과 선비 문화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산"이라며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이 사업의 진정한 의미를 확인한다"라고 말했다.
장기발전연구회는 남은 프로그램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 15일(광복절)에는 '코드명 – 학 세마리'가 열린다.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써준 학삼서원 현판을 단서로 삼아 독립군 한글 암호를 해독하고, 독립자금을 전달하는 스파이 체험이 펼쳐진다..
모든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며 회차별 정원은 20명(선착순)이다. 참가 신청 및 문의는 010-3949-9979(장기향교 프로그램 운영부)로 하면 된다.
이한웅 기자 newskoreas@naver.com
<저작권자 © 콘텐츠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 부적합지역 배제기준, 고준위委 의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