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근교 자그마한 야산을 구입해 지난해 부터 가꾸는 숲을 "상상의 숲"이라고 이름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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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태나무 잎 |
상상의 숲을 거닐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있다. 바로 감태나무다.
여러 그루가 산길을 따라 여기저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다른 나무들이 잎을 모두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긴 이 겨울에도 감태나무만은 흠집 하나없이 수려한 잎을 간직하고 있다.
마치 계절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 아니 오히려 계절을 품고 넘어서는 듯한 모습이다.
감태나무 잎은 참 독특하다.
바람이 불고, 눈과 비가 내리는 겨울 모든 잎이 떨어지고 비워지는 이 시린계절을 지나 봄이 올 때까지 제자리를 지킨다.
새잎이 돋아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리를 내어준다. 이 끈질긴 생명력 때문일까. 옛 어른들은 감태나무로 장수지팡이를 만들어 썼다고 한다.
더 놀라운 건 번개를 맞아도 끄떡없다는 점이다. 가느다란 줄기, 별것 아닌 듯 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그 속은 누구보다 강건하다.
상상의 숲 한켠에 선 감태나무를 보며 생각한다.
홀로 서 있는 듯 보여도 외롭지 않고, 가냘퍼 보여도 강인한 저 나무처럼, 나도 이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으리라.
떨어지지 않는 잎처럼 놓지 않을 희망 하나쯤은 품고서.
포항의 겨울바람이 매섭지만, 감태나무는 오늘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킨다.
상상의 숲이 전하는 겨울 이야기다.
2025년 겨울, 상상의 숲에서
이한웅 기자 newskore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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