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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포항시장 후보와 학산천 다리 밑명함 돌리기 말고 시민목소리를 듣는 현장으로 다가가여
@새로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학산천 다리에 새겨진 문구 <사진=콘텐츠연구소 상상>

지난 12월 8일, 포항시 북구 중앙동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 현장에서 역사적인 통수식(물길맞이)이 열렸다.

콘크리트로 뒤덮였던 하천이 33년 만에 다시 살아나 생태하천으로 시민 품에 돌아온 순간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포항시장 출마 후보들도 여럿 참석했다. 눈대중으로 봐도 6~7명의 후보가 행사장을 분주히 누볐다.

그러나 대부분은 행사장 주변을 돌며 명함을 돌리고,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정작 학산천 복원의 진짜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900m의 복원 구간을 함께 걸으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후보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복원 과정에서 남은 불편은 무엇인지, 시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태하천이 도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살피기 보다는 SNS에 올릴 사진을 촬영하느라 바빴다.

학산천 복원은 단순한 하천 정비 사업이 아니다. 1992년 복개 이후 콘크리트 아래 갇혀 있던 도심 하천을 되살린 것은, 포항이라는 도시가 '철강 도시'에서 '생태와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 역사적 현장에서 후보들은 '표밭'만 맴돌았다. 행사장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니 표를 얻기엔 좋은 장소다. 하지만 시장이 될 사람이라면, 표를 구걸하기 전에 먼저 시민의 삶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복원된 학산천을 직접 걸으며 시민들과 호흡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불편한 점을 기록하고, 개선 방향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민심을 읽지 못하는 리더는 결국 시민과 멀어진다.

그런데 이 복원된 학산천에는 모두 7개의 다리가 있다.그 가운데 한 다리 기둥에는 조선시대 청백리 맹사성의 교훈이 새겨져 있다.

<"머리를 숙이면 부딪치는 일이 없습니다" — 맹사성 교훈 —> 이라고 적혀있다.

이 문구는 단순히 다리 통행 시 안전을 당부하는 말이 아니다. 시장 후보에게 던지는 깊은 정치적 통찰이 담긴 가르침이다. 겸손하게 처신하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개를 숙여 아래를 굽어살펴야 한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도자는 높은 곳에서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개를 숙여 민심의 현장을 살피는 사람이어야 한다. 시민들의 불편과 필요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시민들이 진짜 원하는 방향을 읽어내야 한다.

만약 그날 후보들이 함께 학산천을 천천히 걸었더라면, 이 문구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곱씹으며 스스로 물었을 것이다. "나는 정말 고개를 숙이고 현장을 보고 있는가?"

학산천 복원은 포항 시민 모두의 성과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학산천이 진정한 생태하천이자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으려면, 세심한 관리와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그 일을 책임질 사람이 바로 다음 시장이다.

명함 돌리고 악수하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 현장을 걷고, 시민을 만나고, 불편을 듣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다음엔 꼭 그러길 바란다. 표밭이 아닌 현장에서, 명함이 아닌 발걸음으로, 시민과 함께 걷는 후보를 만나길.

 

 

 

이한웅 편집에디터  newskore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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