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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게시대 외면한 정치인 현수막의 민낯혈세로 만든 '전용 게시대'는 장식품인가

11월 5일, 포항 우현사거리.

이곳의 풍경은 대한민국 지방정치의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 우현사거리 텅빈 정당전용 게시대

포항시가 "정당현수막 자율 게첨 가능합니다"라는 전용 게시대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했건만, 정작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엉뚱한 곳에 나부낀다.

교통 표지판 바로 옆, 신호등 주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교차로 한복판. 마치 "나 여기 있소!"라고 외치듯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현수막들이 도로 안전을 위협한다.

"우현사거리"라는 파란 도로 표지판 바로 아래,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인들의 현수막 문구가 운전자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포항시청 앞 등 시내 곳곳에 대대적으로 설치된 정당현수막 게시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용 현수막은 텅텅 비어있고 근처 교차로 높은 곳은 정치인들의 현수막 독차지다.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전용 현수막 걸이대는 외면한 채 주요 길목을 점령한 정치현수막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이 평소 '법치'와 '질서'를 외치는 정치인들이라는 점이다. 시민들에게는 준법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옥외광고물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한다.

전용 게시대는 왜 만들었는가?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합법적 홍보 공간이 있음에도, 굳이 불법을 택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더 잘 보이는 곳"에 대한 욕심, 그것뿐이다.

단속은 왜 없는가?

포항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불법 현수막 정비에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불법 현수막에는 왜 이리 관대한가? 일반 시민의 현수막은 즉각 철거하면서, 정치인 현수막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행정의 이중성도 개탄스럽다.

선거철도 아닌 평상시에 이 정도라면, 선거 기간에는 얼마나 더 심각해질까. 도로는 정치인들의 사설 광고판이 아니다.

도로 위 현수막 가이드라인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 하는 정치인이, 어떻게 도시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는가?

 

이한웅 기자  newskore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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