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의 순탄한 진행의 배경에는 개최지역인 평창군 대관령면 어르신들의 자원봉사활동도 든든하게 한 몫을 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모의 개막식이 치뤄졌던 지난 2월 3일, 그날은 평창 문화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평창-문화를 더하다” 행사가 횡계시가지에서 종일 펼쳐지는 날이기도 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평창대길” 퍼레이드로, 평창민속예술단원들이 선두에 서고, 대관령면에 살고계신 어르신 300여명이 청사초롱을 들고 뒤따르며 올림픽플라자 주변을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날 쓰인 청사초롱은 모두 350개로, 평창 오시는 길을 환하게 밝혀 방문하시는 모든 이들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평균 나이 70세가 흘쩍 넘으신 대관령 어르신들이 대한노인회 대관령분회 사무실에 모여 앉아 손수 만든 것들이다.
“아 글쎄, 철새(사) 줄을 손으로 꼬려고 하는데, 손에 힘이 없어서 잘 구부려지지도 않잲아. 손꾸락은 아픈데, 노인회 사무장님이 울 보고 다 맹거뜨러놨다고 하대. 펜치를 들고 와서 해줘서 게우 했어.”
한 할머니가 청사초롱 만들던 얘기를 한다. 당초 250개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대관령 노인들은 신바람나게 100개를 더 만들었다.
청사초롱 들고 다닌 날은 체감온도가 영하 22도였다. 할머니들은 양말을 두겹이나 신었는데도 발이 시려웠다며, ‘간이 얼어버릴 것 같은 날씨’라고 했지만, 우리 동네에 세계 곳곳에서 손님들이 찾아오신다니, 횡계 시내를 훨훨 날아 오를 것 같았다고 한다.
어르신들은 본인들의 ‘아지트’인 노인회분회 건물을 방문객에게 개방했다. 경기가 있는 저녁시간마다 노인회분회의 거실이 사람들로 가득찬다. 공식적인 개방은 아니지만, 이렇게 방문객이 몰려드니, 시설을 제공해야지 않겠냐는 논리이다. 노인들은 방문객으로 더러워진 건물 곳곳의 청소며, 노인회분회 건물이 근접해있는 라스트마일의 쓰레기 수거 봉사까지 손수 하신다. 어르신들의 운동 장소였던 게이트볼장은 올림픽 기간 동안 쉼터로 진즉에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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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수 청사초롱을 만드시는 대관령면 어르신들 |
지금 대관령 어르신들의 또다른 임무는, 대관령 주차장의 화장실 청소이다. 노인들이 일일 4개 조로 돌아가며 밤 10시까지 10여동의 화장실을 관리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화장실 청소를 좋아하겠냐며, 본인들이 나섰다. 일을 하다가 의견이 안 맞을 때는, 올림픽이니 조금씩 양보하자며, 서로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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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청소등 궂은 일은 어르신 봉사자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
조욱현 대관령노인회 회장(82)은 올림픽 개막식 전 괜히 긴장이 되었다고 한다. 대관령 노인들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환영식이란 환영식, 모임이란 모임은 자진해서 모다 참여하였다.
대관령의 올림픽 역사를 함께 한 어르신들은, 올림픽 이후 대관령이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 다른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두메산골 대관령이 올림픽 호스트 시티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처럼, 후대로 갈수록 세계에 뒤질 것 없는 으뜸가는 나라, 위대한 국민성으로 선진국이 되는 대한민국, 세계적인 올림픽 도시의 이미지로 지속 발전하는 대관령을 바랄 뿐이다.
평창=이한웅 기자 contentskore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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